1.
이번 <크레딧>은 노혜리 작가님, 엄지은 작가님의 그룹전으로, 노혜리 작가님은 중간지점 하나에서 엄지은 작가님은 중간지점 둘에서 하는 그룹전이다.
《크레딧》은 노혜리, 엄지은 작업의 ‘크레딧’을 중심으로 두 작가의 세계 안에 공명하는 협업 관계를 살펴본다. 작품 크레딧 속 역할 표기는 대체로 간결하기에 구체적으로 기재하기 모호한 타인의 개입과 역할은 ‘참여’ 혹은 ‘도움’으로 축소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본 전시는 두 작가를 잇는 우정과 결속, 상호보완적 관계성,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 작업 뒤에 침잠해 있던 크레딧에 주목해 영상, 오브제, 조각을 매개로 새로운 형태의 크레딧을 선보인다. 신용을 넘어선 신뢰 관계가 각자의 작업에 미치는 상생적인 영향을 인지하고 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공동의 연대 감각을 가늠해 본다. - 출처: 중간지점 웹사이트, 전시 소개 https://jungganjijeom.framer.website/space-one
주제는 연결되어 있으나 전시장을 분리함으로 전시소개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협업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두 작가님의 관계성이 재밌었는데, 같이 협업을 하시기도 하여 노혜리 작가님의 작품에 엄지은 작가님이 등장하기도 한다. 전시는 송효진 큐레이터님의 글을 보면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인 호기심을 작업에도 녹여서 해결하고 싶었는데, 마침 요즘 생각하고 있는 지점이 '판형'이었다. 판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포스터는 왜 A1, A2 규격을 사용하지?* '포스터'는 가로가 짧고 세로가 긴 판형이 아니라면 '포스터가 아닌 것'인가? 주어진 판형 규칙 아래에서 그래픽을 쪼개어 넣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포스터 두 개를 이어 붙인다고 가정할 때 다른 요소는 어떤 규칙으로 정리할까? 판형으로 협업을 이야기한다면?
* 이 고민은 자본의 제약으로 인해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2.
이번 포스터는 반을 분리해서 다른 표현방식의 그래픽을 얹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핸드아웃은 시각적인 전달보다는 기능적인 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분리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점, 국영문 혼영인 점을 생각하며 관객이 헷갈리지 않도록 설계하여 제안드렸다.
3.
전시가 진행되고 운영자님을 통해 피드백을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자인을 의도대로 이해하고 보셨다고 전해 들었다.
4.
내가 전시를 관람하러 간 날은 '을지로 나잇'으로 인해 '중간지점 하나'가 야간개장한 날이었다. 여러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시 디자인은 사람과의 상호교류가 적극적으로 일어나기보다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가깝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대화보다는 발화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문 앞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촬영하는 모습, 핸드아웃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묘한 기분을 받았다. 이 감각은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아직까지도 낯설다. 아마 앞으로도 익숙해지지 않는, 기분 좋은 설렘이지 않을까.
5.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은지작가님을 만난 것. 우리는 중간지점 둘 앞에 있는 카페에서 미팅했는데, 그때 은지작가님은 뉴진스 x 무라카미 콜라보 가방을 메고 오셨다. 그때 '이 분과 잘 통하겠구나' 직감했다. 전시 설명을 듣고 자연스럽게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가 있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의 작업까지 종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확장성을 띄는 작품들을 보았다. 나도 종이를 다루지만 작가님이 다루는 종이는 다른 형상으로 나와서 신기한 지점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팬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메시지를 활용하여 소통하기도 했는데, 우연히 이모티콘에 이모티콘을 덧붙일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해 서로 이모티콘을 꾸며주면서 메시지 나누었다. 이 작은 표현들도 <크레딧>과 같았다. 여러 과정에서 나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곤 했다.
6.
중간지점 운영자 박소현, 이은지, 전지홍, 황원해님은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여러 개의 캐릭터를 훌륭히 해내는 분들을 보며 형용하기 어려운 에너지를 얻었다. 그리고 모두 네 분의 작업 색이 뚜렷해서 재밌었다. 그리고 네 분의 작업을 보게 된 후로 팬이 되었다. 칭찬을 아낌없이 부어주신 덕에 일 년 치의 덕담을 한꺼번에 들은 기분이었다. 역시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구나. 함께의 감사를 느끼며.